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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난계 성찰   
 작성자 솔란정    조회 5,148
 파일
 IP주소 118.33
 등록일 2012-11-25 18:24:28



본문은 다음카페 애란마을에 저녘노을님께서 기고하신 내용입니다.


너무 좋은 논지의 기고문이어서 애란인들께서 공유하였으면 좋겠다는 판단으로 복사하여 올리니


혜량하여  주시기 바립니다.


 


난계를 위한 성찰


 







//

1.확정적 판단과 유사성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난을 들였는데 이런 말 들으면 우울해진답니다. “중국산같다.” 혹은 “배양종같다” 만약 중국산, 배양종이라는 확정적


판단을 해 준다면 사후대책이라도 세울 터인데 “같다”라는 말을 ‘동일하다’가 아니라 ‘유사하다’로 들리기 때문에 난감


해집니다. “~같다”는 짝퉁일 가능성도 있지만, 진품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만약 그런 말을  듣는 입장이라면 일단 난을 전처럼 기분 좋게 바라보지 못 하고 꺼림칙하게 바라보는데 사실 난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조심스러워서 말끝을 흐린 것인지, 아니면 확신이 서지 않아 ‘같다’라는 표현을 썼는지


그 말은 상대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고 난을 넘긴 사람을 오래도록 되짚어 보게 합니다. 충분히 대가를 지불하고


가져왔는데도


 


서로 언명한 난이 아닌 다른 개체라면 정말 화가 날 일입니다. 중국산은 차치하더라도 애란생활의 최대복병은


이제 배양종인가 봅니다. 그것도 실생배양종이면 전문가도 구분 못할 정도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2.난치기는 단순한 농사가 아니라, 예술로서의 문화활동이다.


 


주위에 난치는 분들 대부분은 난이 재배와 관련되기 때문에 ‘농사꾼’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과일이나 곡식처럼 난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심미적 가치)의 가치를 드러내는 활동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활동입니다.


작년부터인가 전시회에 ‘~엽예미술대전’이란 꼬리말이 붙었습니다.


 


그러니까 난치기를 단순한 농사활동이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처럼 예술의 영역으로 보고 그것도 미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습니다. 난의 가치를 꽃과 잎의 ‘예(藝)’와 재배기술의 ‘술(術)’을 결합하면


이미 숙명적으로 작품활동으로서의 ‘예술’에 해당되니 난치는 일은 단순한 농사가 아니라 난을 매개로 한


예술활동입니다.


 


그러나 문자를 수단으로 삼는 문학이나, 소리를 수단으로 삼는 음악과 달리 ‘본다’는 면에서 시각예술로서


미술의 영역으로 구분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양종이니 중국산이 진위를 가릴 수 없는 상태에서 진품을 짝퉁으로 볼 수 있고, 짝퉁을 진품으로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예술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3.예술의 핵심은 유일무이한 가치 즉 아우라(Aura)다.


 


난력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자기만의 난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대대로 이어질 수 있는 불후의 명작을 꿈꿉니다.


작품으로서 난을 대하고 있으며 창조적 가치의 산물인 난을 꿈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예술의 생명은 작품이 지니는 유일한 가치(유일무이한 분위기,Aura;아우라)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증식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유일성’은 도전 받을 수  있으나 같은 태극선이라도 누가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태극선의 본성을 최대로 살려내 맘껏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개체의 유일무이한 아우라는 개체의 독자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증식 정도, 드문 정도(희소성)와


그 개체를 소유하려는 욕망(효용가치)에 따라 교환가치가 달라집니다. 아름답다 해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게


아니라, 유일하기 때문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난일지라도 많은 증식이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면 언제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얻고자하는데 그 개체가 한정되었을 때 높은 가치를 얻게 됩니다. 가령 ‘태극선’이 아무리 ‘신비’보다


아름답다 해도 신비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신비가 부족하다면 시장원리에 따라 가치변동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배양에 의한 시장진입은 난의 희귀성을 훼손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입니다.


 



4.어느 시대에나 모방, 표절, 위작 등으로 진품훼손 행위는 존재했다.


 


만약 그런 가치를 지닌 개체를 실생배양하여 대량보급한다면 그 개체의 유일무이성(아우라)은 위협 받고 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품과 배양종은 다르기 때문에 본래적 가치를 잃는 게 아니라


시장의 불신에 따라 배양종에 의해 진품의 가치가 훼손된다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진품 구찌’와 ‘짝퉁 구찌’가 존재하여 짝퉁에 의해 진품의 가치가 돋보이는 경우도(만약 진위를 명확히


구별해준다면) 있으나 진품을 만드는 기업의 입장에선 짝퉁으로 인한 손실이 엄청나기 때문에 불공정거래다 하여


정부로 하여 회수하도록 강요합니다.


 


따라서 희귀성을 전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난의 속성을 이해하고 난을 통해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면 정부가 앞장서서 희귀성을  훼손하는 인위적 행위를 삼가야 난 시장은 유지되고 확장될 수 있습니다.


 


짝퉁을 만드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보다 싼 가격으로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따라서 짝퉁이라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비록 짝퉁이라도 불우이웃돕기,장학사업 등에 쓰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합니다. 그러나 짝퉁을 만들어 장학사업을


한다는 명분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5.기술은 실용성을 도모하나 창의성을 해치는 역할을 한다.


 


과학기술 시대의 대량복제는 필연적입니다.


식물은 물론이고 동물에 이어 사람까지 복제하겠다고 기술은 생명윤리의 막을 걷어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에서 대량복제를 가능하게 한 기술은 판화이고 다음에 사진이고 이어 복사기가 등장합니다.


 


회화와 구별되어 판화나 사진은 개체를 한정함으로써 아우라를 인정하여 예술작품으로 교환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사기의 경우는 달라집니다. 그것은 표절을 넘어 ‘위조’이며, 짝퉁의 대량생산입니다.


음악이나 문학에서의 표절과 모방은 작가에게 사형선고와 같습니다. 미적 가치와 희소가치가 높을수록


그것을 베껴내려는 노력은 필사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박수근이나 이중섭의 진품보다 위작이 많아 설령 진품이라 시장에 나와도 감정단의 실수로 위작으로


판명나기도 합니다.


위조와 짝퉁을 양산하여 유통하는 행위는 건전한 상질서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상품이 명확히 구분되어


한국춘란, 중국춘란, 배양종 시장이 구분되어 시장이 따로 형성된다면 공존할 수 있으나, 중국산이나 배양종을


국산으로 속여 판다면 시장 전체의 위기를 자초하는 행위가 됩니다.


 



6.난은 자연상태를 떠나는 순간 교환가치의 속성을 지닌다.


 


“난을 기르는 할동이 투자냐? 취미냐?”라는 질문은 잘못되었습니다.


비록 취미라 할지라도 산채를 한다할지라도 산지까지 가는 경비와 재배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만약 취미활동에 제한된다면 그야말로 호사스런 활동이고 굳이 난만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빈약해집니다.


 


그렇다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와 성격이 다른 측면은 난이란 생명을 대상으로 난이 지닌 본래의 예를 최대한


드러내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미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창의적 안목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투자와 다른 활동입니다.


 


난은 그야말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파생시킬 수 있는 ‘기화가거(奇貨可居)’입니다. 그래서 모처에선 ‘엑스포’ ‘산업대전’


이란 수식어를 붙입니다. 그러나 문화의 영역, 예술의 영역으로서 난을 산업과 연계시킬 때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꿈의 난초인 ‘홍두소’라 할지언정 잡풀로 전락합니다.


 


산업으로서의 난의 가능성은 사계절 뚜렷한 재생지에서의 천혜의 난을 증식시켜 수출한다면 산업의 기초를 말할


뿐입니다. 따라서 우수한 개체를 대량복제하여 대량수출한다는 발상은 미적 가치로서의 아우라를 상실하기 때문에


성립될 수 없는 말입니다.


 



7.가치의 발견은 시야를 넓힐 때 가능하다.


 


가치의 발견은 난을 매개로 하지만, 난 그 자체에 매달릴 때 나오는 게 아니라, 난과 사람, 난과 지역, 난과 문화를


결합시켜 산업을 구상할 때 나올 수 있습니다.


 ‘함평나비축제’에서 나비의 가치는 보잘 것 없지만 나비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해마다 찾아와 나비를 구경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나비를 누구나 쉽게 알고 나비와 친숙했던 추억과 봄나들이로서 적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난을


접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난에 빠져 들었으며 마약중독보다 더한 흡인력이 난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애란인구를 인구 대비 파악해 보았을 때 난전문가의 전유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30만 애란인이라면 300만 애란인으로 확대할 수 있는 애란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난과 관련된 인물을 찾아내 난과 얽힌 삶을 드라마, 영화, 출판 등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난을 접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재배기술을 쉽게 터득하여 매뉴얼화 되어 난기르는 재미를 알고 정서적 유익함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에게 주어져야 합니다.


 



8.시장이 확대되어 세분화되어야 동양3국 중 제일이 될 수 있다.


 


‘악화(惡貨;짝퉁,불량품)가 양화(良貨;진품)를 구축한다(내쫓는다)’ 상황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지혜를 발휘하여 ‘진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짝퉁’을 내쫓는 일은 난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배양종을


만들었다 탓할 일도 아니고, 단기 이익에 제 무덤 파는 양심없는 상인을 탓할 일도 아닙니다.


 


시장을 확대하여 중국산이나 배양종을 연습 삼아 길러 본다면 그런 대로 순기능을 발휘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품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 자료, 난의 이력, 증식 정도, 발색방법 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여 난계가


살 수 있는 바탕은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난계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암울 속에 있습니다.


 


난계에서 어느 정도 잔뼈가 굵으면 알아도 모른 척 난에 대해 말을 삼가는 걸 미덕으로 삼습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중국산이나 배양종을 유통시켜 단기이익을 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있게 공론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는 격언은 현 시대와 맞지 않는 경구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말 믿을 수 없는


난계이고 보면 또 초보가 미꾸라지처럼 웅덩이 흐린 꼴이라 비난 받을까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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